[김혜경 인터뷰]
"흙수저 시절 잊지 않는 개룡남, 남편 이재명의 매력"
https://m.hankookilbo.com/News/Read/201703240433621200
▶정치인의 아내란 해보니 어떤 ‘직업’이던가?
“2010년에 성남시장에 취임하고 보니
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자리가 시민들과 정말 가까운 자리였다.
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드는 과정이 있어 그 결과를 피부로 느끼는 데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
시장은 금방 바꿀 수 있는 게 신기했다. 그런 것들이 눈에 막 보인다.
‘생각보다 정치가 어려운 게 아니구나. 별나라 사람들만 하는 게 아니구나’ 싶었다.
일상 생활과 밀접하니까.
시장실을 개방해서 아이 놀이방으로 만들고, 장난감 대여하는 것.
아이들이 경제체험을 할 수 있도록 경제벼룩시장 열고, 물건 아끼는 법 가르치는 것.
다른 정치인들은 교육에 잘 투자를 안 하지만 남편은 학교에도 예산을 투자했다.
또 어르신들 일자리 만들어 드리니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다.
시장 만나면 엉덩이를 툭툭 두드려줄 정도로 그렇게 기뻐하시더라.
‘아, 정말 정치가 다른 게 아니구나. 이런 거구나’ 느꼈다.”
▶‘정치 그만하자, 여보’ 했던 때 없나?
“2년 반 전 시누이가 하늘나라에 갔을 때 그랬다.
야쿠르트 배달하다 건물 청소일을 했는데 과로하다 뇌출혈이 왔다.
야쿠르트 배달할 때부터 다른 데로 옮기고 싶어했는데,
오빠한테 나쁜 말 돌까 봐 못 했다.
‘친오빠가 시장 됐으니 좋은 데 가겠네’ 하는 말을 듣는 게 스트레스였다고 하더라.
그렇게 가고 나서 둘이 너무 속상했다.
만약 정치를 안 했다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...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.”
▶남편의 공약 중
유권자로서 정말 괜찮다 싶은 것 두 가지만 골라본다면?
“첫째는 기본소득.
완벽한 기본소득은 아니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.
성남시에서 시행했었고, 그걸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공약으로 낼 수 있었다.
기대가 크다. 지금은 미약하지만 이게 마중물이 되리라 생각한다.
더 좋은 건 이 시장의 정책은 늘 정책목표 복합적이라는 거다.
취약계층에게 지역상품권을 배포하는 형식으로 기본소득을 시행해
그 지역에서만 돈을 쓸 수 있게 했다.
덕분에 골목상권이 활성화됐다. 최소 두세 가지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거다.
또 하나는 현재 11%인 국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50%로 공약했다.
성남시에서 보여줬듯 전국적으로도 가능하리라 본다.
완벽하지는 않지만 이 정도 토대면 일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.”
▶분당 살며 자녀들 명문대 보낸 정치인이다.
유권자들 괴리감 느껴지지 않겠나?
“이 시장의 좋은 점이 바로 그거다. ‘개룡남’,
개천에서 용 난 남자들은 보통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는다.
아주 말쑥하게 배신을 한다.
하지만 이 사람은 안 그러는 거다. 그게 결혼 결심의 첫 번째 이유였다.
본인은 열심히 살며 가족도 잘 건사하고 재산도 만든다.
하지만 본인이 나온 개천, 자신의 근본을 잊지 않는다.
살면서 이 점이 제일 좋고 멋있다.
‘자기 너무 멋있어’ 이렇게 얘기는 안 하지만.(웃음)
제가 치사한 사람을 아주 싫어한다.”