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글 말

[생선] 조동범

조수진 josujin 2019. 11. 15. 06:01

[생선]

 

- 조동범

 

냉장고의 생선 한 마리
서늘하게 누워 바다를 추억하고 있다
플라스틱 용기에 갇힌 채 두 눈을 부릅뜨고
마지막으로 보았던 바다를 떠올리고 있다
생선의 눈동자에 잠시 푸른빛이 넘실댄다
생선은 내장을 쏟아낸
가벼운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
바다는 너무 먼 곳에 있다 파도처럼,
 
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아련하게 출렁인다
캄캄하게 출렁이는 냉장고
눈동자 하나 가득 바다를 담고 싶은,
두 눈 부릅뜬 생의 마지막이
조용히 냉장되어 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