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글 말

[바람의 신부] 코코슈카

조수진 josujin 2019. 11. 15. 03:33

 

커피를 마시며 화집을 뒤적이다가 한 문장에서 눈길이 멈추었다.
이 지상에서 맺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
비바람치는 밤하늘을 떠올리더라도 우리는 영원히 함께 있어야 한다.
코코슈카가 '바람의 신부'에 붙인 글이었다.


아마 이 구절을 적어 보냈다면

지영 언니는 카드를 돌려보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안나는 생각했다.


고독한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늘 오해한다.
그들은 강하지도 않고 메마르지도 않았으며
혼자 있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.


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해도
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.


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 드는 연인처럼
서로를 껴안은 채 푸른 폭풍우 속을 떠내려가는 것이다. 
 
---[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] 은희경