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글 말

[꽃] 기형도

조수진 josujin 2019. 11. 15. 00:48


영혼이 타오르는 날이면


가슴앓는 그대 정원에서


그대의
온 밤내 뜨겁게 토해내는 피가 되어


꽃으로 설 것이다.


그대라면
내 허리가 잘리어도 좋으리.


짙은 입김으로
그대 가슴을 깁고


바람 부는 곳으로

머리를 두면


선 채로

잠이 들어도 좋을 것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