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글 말

[기억의 하늘] 마종기

조수진 josujin 2019. 11. 15. 04:25

심원한 곳으로부터 나부끼는 소리는,
푸르고 큰 모습이 되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.
숱한 산 새들 다 쌍지어 날리고 난 산은,
드디어 하늘에 다아 사라지고, 우울을 애써 이겨낸 발걸음.


한때는...

아쉬웁게 나를 목마르게 하던 것이,
이제는...

부질 없는 열병으로 진단되어 멀리 떠나 버리고
 
오늘도 모든 것 날려보내듯 바람이 소리내어 지나간다.
나의 사소한 나머지 기억도
언젠가 저 흰 꽃잎처럼 날아가 버리겠지.
충혈된 고통을 누르며 애써 울기를 참는 기억의 하늘,
내 분신이 되어 살아 있는 혼이여.